"비엣젯은 저가 항공인만큼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는고객들도 저가로 생각하는 것 같다."
수속마감/출발 50분전
예약변경 수수료/5만원
1년간의 회사 생활을 마치고,
나에게 주는 선물로 베트남 여행을 준비했다.
비행기 값 포함해서 총 100만원의 13박 14일 여정이었고,
넉넉한 여행경비는 아니지만
행복한 여행이 될 것 같은
들뜬 마음을 즐기며
드디어
여행 당일이 왔고,
너무 들뜬 나머지.............
나는 짐을 싸느라 밤을 새웠다!!!
베트남 하노이행 비행기는 11:15am 출발이었고,
10시에 도착 예정인 공항버스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1시간 반이 걸렸고
공항에 10:30am 도착했다.
미친듯이 뛰어갔지만,
이미 체크인은 출발 50분 전에 (10:25am) 마감됐다.
항공사는 비엔젯 항공이었고,체크인은 이미 닫히고,
지상직 승무원들은 짐을 싸고 있었다..
망했다...
퇴사하고 가는 첫 여행인데...
"정말 죄송한데 하노이행 11시 15분 비행기 마감됐나요?"
"네."
"아.... 정말 죄송합니다. 혹시 다른 방법 없을까요?"
"이미 마감됐어요"
라고 하시는데
그 말 속에 불친절이 뚝뚝 묻어나 있었다.
나는 어쩔 줄 몰라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서있고,
비엣젯 승무원들은 자기네들끼리 웃고 떠들고...
그러던 와중
"일단 따라오세요"
라는 말이 들렸고...
나 따라오라는건가?
일단 눈치껏
앞서가는 승무원 두분을 따라갔는데,
한 분은 갑자기 화장실로 들어가 버리고
같이 있던 한 분은 뒤도 안 돌아보고 앞으로 가버린다.
(지금까지 그 분들한테서 어떤한 상황 설명도 듣지 못했고,
심지어 얼굴도 못봤다.)
나는 누구를 따라가야 하나...
화장실 간 분을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일단 앞으로 직진하는 저분을 따라가야 하나..
그래도 화장실 간 분을 기다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앞에 직진 중인 분을 멀리서 봤는데
직진만 하시던 그 분이 멈춰서 우릴 무섭게 쳐다보고 있....네?
그래서 짐각적으로 아.. 일단 저분한테 가야 하나? 하고
뛰어서 달려갔고
"아 너무 죄송해요.
저분이 따라오라고 하셔서 저분을 따라가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네?(세상 어이가 없다는 듯이)
저희 같이 오고 있었잖아요?
하......
저 시간 없어요.잘 따라오세요"
아무 설명도 없고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가고 있었고
어디로!!!
누구를!!!!
왜!!!!!!
아무 부연 설명도 없었으면서.....
굉장히 기분도 상하고 언짢았다.
무시하는 듯한 표정과 비아냥 거리는 말투에.
"항공권 시간 바꾸시려면 인당 5만 원씩 들어요.
현금 있으세요?"
"아.. 네"
"지금 바로 뽑으실 수 있어요?현금으로 주셔야 해요."
"네.뽑을 수 있어요"
"두 분이시면 10만 원인데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뭐지..?돈 없다고 말해달라는 건가)
카드 안되니깐 현금 뽑아서 자기네들 사무실로 찾아오라면서
가버렸다.
그래....
내가 늦었고 정말 백번 만번 다 내 잘못이지만,
비엔젯 지상직 승무원들 너무너무 불친절하다.
하지만
기분 나쁜 티 냈다가 항공권 변경 못 할까봐
애써 웃었다..
돈을 뽑았고,
늦으면 안될 것 같아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뛰어 댕겼다.
텅 빈 복도에 조그맣게 비엣젯 간판 하나 붙어있는
사무실을 찾았고 문을 두드렸다.
아무런 기척이 없길래 여기가 아닌가 싶어서
다른 곳으로 갈려고 한 순간
문이 열리더니
"거기 아니에요. 일로 오세요."
일찍 잘 찾아온 우리가 신기하다는 듯이
또 자기네들끼리 웃는다.
(울컥한다...)
들어갔지만
한 분은 과자 먹으러 돌아다니고,
한 분은 화장 고치고 있고...
돈 뽑아서 사무실 찾아 오라고해서
땀 뻘뻘 흘리면서 찾아 왔더니
문만 열어주고
자기네들 할일 하고 있다.
얼마나 흘렀을까..
할 일 다 하시니
그제서야 여권 달라한다.
변경 가능한 항공권을 찾아보는 것 같았다.
항공권은 다음날 2월 22일 아침 6시 반 비행기로 바꿔주었고,
"수수료 10만 원은
오늘 내실래요? 그날 내실래요?"
뭐지..?!!!!!!!!
돈 뽑아오라고,
알아서 찾아오라고
쌩~~~~가버렸잖아요!!!!
근데 오늘 내도 되고 내일 내도 된다고???
진짜 너무 너무 화가 나고 울컥 했지만
마음 추스리고
일단 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에서 수수료는 지불했고
얼른 그 방을 나왔다.
나는 여행 첫날에 비엣젯 지상직 승무원인 이 분들한테 받았던 감정을
여행 끝나는 내내 잊을 수가 없었다.
여행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잊혀지지 않는
정말 기분 나빴던 모멸감이었다.
그동안 다녔던 여행에서 저가항공을 이용한 적이 많았다.
라이언에어, 부엘링, 이스타항공, 이지젯, 티웨이 등등...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나는 저비용항공인만큼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절대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할 수 있어서
매우 감사함을 느낀다.
그러나
"비엣젯은 저가 항공인만큼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는고객들도 저가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정말 다시는 안탈 것 같다.
해외도 아니고 국내에서
인격적으로 무시를 당한 적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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